확장 화성과 리하모니제이션
9장의 일곱 화음은 조성이라는 닫힌 집합 안의 문법이었습니다. 실제 음악은 그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듭니다. 다른 화음을 잠시 으뜸음처럼 만드는 세컨더리 도미넌트, 같은 으뜸음의 단조에서 빌려 오는 화음, 트라이톤을 공유하는 대리 화음, 대칭 구조로 조를 순간 이동하는 감7화음. 이 장에서는 이 기법들을 피치 클래스 집합 위의 연산(평행 이동, 반사, 군의 작용)으로 다루고, 직접 선율에 새 화음을 입혀 봅니다.
- 세컨더리 도미넌트(V/x)와 이끎화음을 만들고, 토니시제이션과 전조를 구별한다.
- 같은 으뜸음 단조·선법에서 화음을 빌리는 모달 인터체인지와 나폴리·증6화음을 안다.
- 트라이톤 대리와 감7화음의 대칭(3종류, 각 4개의 해석)을 \(\mathbb{Z}_{12}\)의 부분군으로 설명한다.
- 음수 화성을 피치 클래스 반사 \(I_n\)으로, 네오리만 P·L·R을 토네츠 위의 이동으로 계산한다.
- 선율 음을 포함하는 후보 화음을 점수화해 선율을 재화성(reharmonize)할 수 있다.
세컨더리 도미넌트: 잠깐 으뜸음 만들기
V7이 I을 강하게 부르는 이유는 트라이톤과 이끎음이었습니다(9장). 그렇다면 다른 화음 앞에도 그 화음 전용의 V7을 두면 그 화음이 잠깐 으뜸음처럼 들릴 것입니다. 이것이 세컨더리 도미넌트(Secondary Dominant)이고, 'x의 V'라는 뜻으로 V/x(V7/x)라고 적습니다.
목표 화음이 잠깐 으뜸음처럼 들리는 것을 토니시제이션(Tonicization), 새 으뜸음이 종지로 확정되어 한동안 머무는 것을 전조(Modulation)라 합니다. 둘의 경계는 연속적입니다 — 새 조의 종지가 있는지, 얼마나 머무는지가 기준입니다.
세컨더리 도미넌트 생성기
모달 인터체인지: 같은 으뜸음의 다른 선법에서 빌리기
C 장조와 C 단조는 으뜸음이 같습니다. 그래서 C 장조 곡이 C 단조의 화음(Fm, A♭, B♭, E♭)을 잠깐 빌려 와도 '집'은 그대로입니다. 이것이 차용 화음(Borrowed Chords) 또는 모달 인터체인지(Modal Interchange)입니다. 빌려 온 화음은 장조에 없는 ♭3, ♭6, ♭7 음을 들여와 순간적으로 그늘을 드리웁니다. 반대로 단조 곡이 마지막 화음만 장3화음으로 끝내는 것을 피카르디 3도(Picardy Third)라 합니다.
차용의 극단적인 형태 두 가지는 고전 화성의 '특수 화음'으로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 화음 | C 조에서 | 구성 | 해결 |
|---|---|---|---|
| 나폴리 6화음 (N⁶, ♭II⁶) | D♭/F | ♭2–4–♭6, 3음(F)이 베이스 | → V(대개 I⁶₄ 경유). ♭2→7로 감3도 하행 |
| 이탈리아 증6 (It⁺⁶) | A♭–C–F♯ | ♭6, 1, ♯4 | → V. 증6도(A♭–F♯)가 반음씩 바깥으로 벌어져 G 옥타브가 된다 |
| 프랑스 증6 (Fr⁺⁶) | A♭–C–D–F♯ | + 2 (온음음계의 일부) | |
| 독일 증6 (Ger⁺⁶) | A♭–C–E♭–F♯ | + ♭3, 소리는 A♭7과 같다 |
모달 인터체인지 팔레트
트라이톤 대리: ♭II7 for V7
9장에서 본 것처럼 트라이톤은 \(T_6\)에 불변이므로, 근음이 트라이톤 거리인 두 속7화음 G7과 D♭7은 3음과 7음을 맞바꿔 공유합니다(G7의 B·F = D♭7의 F·C♭). 해결의 엔진(트라이톤)이 같으니 V7 자리에 ♭II7을 넣어도 I로 해결됩니다. 이것이 재즈의 트라이톤 대리(Tritone Substitution)입니다.
ii–V–I vs ii–♭II7–I
감7화음의 대칭과 전조
감7화음(Diminished Seventh)은 단3도(3반음)만 네 번 쌓아 옥타브를 정확히 사등분합니다. 피치 클래스 집합으로는 \(\mathbb{Z}_{12}\)의 부분군 \(\langle 3\rangle = \{0,3,6,9\}\)의 잉여류(coset)입니다.
이 성질 덕분에 감7화음은 이명동음 전조의 피벗이 됩니다. 전조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전조 방식 | 방법 | 예 (C → ?) |
|---|---|---|
| 피벗 화음 (Pivot Chord) | 두 조에 공통인 화음을 경첩으로 | Am = C의 vi = G의 ii → D7 → G |
| 직접 (Direct/Phrase) | 프레이즈 경계에서 준비 없이 이동 | 후렴 반복 시 반음·온음 위로('트럭 운전사 전조') |
| 반음계 (Chromatic) | 한 성부가 반음 이동해 새 조의 이끎음이 됨 | C → C♯°7 → Dm |
| 이명동음 (Enharmonic) | 감7·독일 증6을 다른 철자로 재해석 | B°7 = D°7 = F°7 = A♭°7 → C, E♭, G♭(F♯), A 중 어디로든 |
감7화음 하나, 으뜸음 넷
콜트레인 체인지: 장3도 순환과 군
감7화음이 \(\langle 3 \rangle\)의 잉여류라면, 증3화음은 \(\langle 4 \rangle = \{0,4,8\}\)의 잉여류입니다. 존 콜트레인은 1959년 녹음 'Giant Steps'에서 으뜸음 자체를 이 부분군 위에서 움직였습니다. B → G → E♭ → B, 장3도씩 내려가는 세 조를 각각의 V7로 연결하는 진행입니다. 12개 조가 장3도 이동으로 4개의 궤도로 나뉘고, 한 궤도 안에서는 세 조가 옥타브를 삼등분합니다.
음수 화성: 축에 대한 반사
음악 이론가 에른스트 레비(Ernst Levy, A Theory of Harmony, 1985)가 체계화하고 최근 제이컵 콜리어가 대중화한 음수 화성(Negative Harmony)은 놀랍도록 단순한 연산입니다. 으뜸음과 딸림음(C와 G)의 한가운데(E와 E♭ 사이)에 축을 두고 모든 음을 거울 반사합니다.
음수 화성 변환기
원래
음수 (반사)
네오리만 변환과 토네츠
19세기 후반 낭만파(바그너, 리스트)의 화음 연결은 기능 화성으로 설명이 잘 안 됩니다. 1980–90년대 데이비드 르윈, 리처드 콘 등은 리만의 아이디어를 되살려 3화음 사이의 세 가지 최소 이동 변환을 정의했습니다. 이것이 네오리만 이론(Neo-Riemannian Theory)입니다.
| 변환 | C 장3화음에서 | 움직이는 성부 | 공유음 |
|---|---|---|---|
| P (Parallel, 같은 으뜸음 장↔단) | C → Cm | 3음 E→E♭ (반음) | C, G (5도) |
| L (Leittonwechsel, 이끎음 교환) | C → Em | 근음 C→B (반음) | E, G (단3도) |
| R (Relative, 나란한조) | C → Am | 5음 G→A (온음) | C, E (장3도) |
이 세 변환은 각각 자기 자신의 역(involution)이고, 셋이 생성하는 군은 24개 장·단3화음에 단순 추이적으로 작용하는 정이면체군 \(D_{12}\)(위수 24)와 동형입니다(Crans, Fiore & Satyendra 2009). 3화음들을 토네츠(Tonnetz)라는 삼각 격자 위의 삼각형으로 그리면, P·L·R은 변을 공유하는 이웃 삼각형으로 뒤집는 것이 됩니다.
토네츠 탐색기: P · L · R
선율의 재화성
리하모니제이션(Reharmonization)은 선율은 그대로 두고 아래 화음을 바꾸는 작업입니다. 공학적으로는 탐색 문제입니다. 각 구간의 선율 음들에 대해 후보 화음의 적합도를 계산하고, 그 위에서 '흐름'(9장의 전이 문법)과 '색'(이 장의 차용·세컨더리)을 고려해 고릅니다.
아래 예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 주제(1824, 공유 저작물)의 첫 8마디입니다. 반 마디(2박)마다 화음을 고를 수 있습니다.
선율 재화성기: 환희의 송가
핵심 정리
- 세컨더리 도미넌트 V7/x는 목표 근음의 5도 위 속7화음으로, 목표의 반음 아래에 임시 이끎음을 만든다. 잠깐이면 토니시제이션, 종지로 확정되면 전조다.
- 모달 인터체인지는 같은 으뜸음의 다른 선법에서 화음을 빌린다(iv, ♭VI, ♭VII, ♭III). 나폴리 ♭II⁶와 증6화음은 그 극단적 형태다.
- 트라이톤은 \(T_6\) 불변이라 V7과 ♭II7이 공유한다. 트라이톤 대리는 베이스를 반음계 하행으로 바꾼다.
- 감7화음은 \(\langle 3\rangle\)의 잉여류로 3종류뿐이고, 각각 네 조로 해결된다(이명동음 전조). 콜트레인 체인지는 \(\langle 4\rangle\) 위의 조 순환이다.
- 음수 화성은 반사 \(I_{2k+7}\)이다. 장↔단이 바뀌고 도미넌트는 서브도미넌트 마이너가 된다.
- P·L·R은 한 성부만 반음(P, L) 또는 온음(R) 움직이는 3화음 변환이며, 토네츠에서 이웃 삼각형으로 뒤집기다. 생성하는 군은 \(D_{12}\)다.
- 재화성은 선율 음의 박·길이 가중 포함률(적합도)과 진행 문법을 함께 고려하는 탐색 문제다.
확인 퀴즈
F 장조에서 V7/V는?
C 장조에서 A♭ 장3화음은 어디서 빌려 온 화음인가?
G7의 트라이톤 대리 화음은?
서로 다른 감7화음(피치 클래스 집합)은 모두 몇 개인가?
C 조의 음수 화성(축 I₇)에서 G7은 무엇이 되는가?
C 장3화음에 L 변환을 적용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