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계와 선법
피아노 건반 한 옥타브에는 12개의 음이 있지만, 대부분의 노래는 그중 7개, 많은 민요는 5개만 씁니다. 어떤 7개를, 왜 그것을 고를까요? 이 장에서는 음계를 12개의 비트로 된 집합으로 다룹니다. 그러면 '선법'은 비트 회전, '조바꿈'은 덧셈, '조표'는 5도 생성자의 개수가 되고, 수천 개의 후보 중 장음계가 왜 특별한지가 균등성·생성자·음정 벡터라는 계산 가능한 성질로 드러납니다. 물론 모든 결론은 귀로 확인합니다.
- 피치 클래스를 \(\mathbb{Z}_{12}\)의 원소로, 음계를 12비트 마스크로 표현하고 이조·전회·보수를 비트 연산으로 계산할 수 있다.
- 장음계의 단계 패턴 W-W-H-W-W-W-H를 외우는 대신, 5도 6개의 쌓기·최대 균등성·마이힐 성질로 설명한다.
- 일곱 선법을 같은 집합의 회전으로 이해하고, 밝기 순서(리디안 → 로크리안)에서 각 단계마다 한 음씩 반음 내려감을 듣는다.
- 5도권에서 조표의 개수와 으뜸음의 관계(\(7k \bmod 12\))를 유도하고, 나란한조·같은으뜸음조를 구별한다.
- 5음음계·블루스·화성/가락단음계·온음음계·옥타토닉 음계의 구조와 쓰임, 메시앙의 한정 이조 선법을 회전 주기로 설명한다.
피치 클래스: 12시간짜리 시계
5장에서 본 것처럼 귀는 주파수비 2:1(옥타브)인 두 음을 '같은 이름의 음'으로 듣습니다. C3·C4·C5는 높이는 다르지만 같은 피치 클래스(Pitch Class) C에 속합니다. 12평균율에서 MIDI 번호 \(m\)인 음의 피치 클래스는 나머지 연산 하나로 정의됩니다.
이 표현에서 음악 연산은 모두 정수 연산입니다. 마스크 \(M\)에 대해 이조는 12비트 순환 시프트, 두 음계의 공통음은 비트 AND의 1의 개수(popcount), 보수(쓰지 않는 음)는 비트 NOT입니다. 컴퓨터 음악 소프트웨어가 화음·음계를 실제로 이렇게 저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음계는 12비트 집합이다
12개 피치 클래스의 부분집합은 \(2^{12}=4096\)개이고, 그중 근음(비트 0)을 포함하는 것은 \(2^{11}=2048\)개입니다. 이것이 '근음이 정해진 음계 후보'의 전체 공간입니다. 하지만 C–E♭ 두 음뿐인 집합을 음계라 부르긴 어렵습니다. 흔한 실용 기준은 "이웃한 두 음 사이 간격이 장3도(4반음)를 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래 표의 숫자는 이 페이지가 열릴 때 4096개 마스크를 전수 조사해 계산한 값입니다.
| 집합의 종류 | 조건 | 개수(계산값) |
|---|---|---|
| 근음을 포함하는 집합 | 비트 0 = 1 | — |
| '음계' (Ian Ring의 정의) | 근음 포함 + 인접 간격 ≤ 4반음 | — |
| 이조 동치류(Tn 유형) | 공집합 제외, 순환 시프트로 같으면 하나 | — |
| 집합류(Tn/I 동치류) | 이조 + 전회로 같으면 하나 | — |
| 7음 집합 | \(\binom{12}{7}\) | — |
| 그중 최대 균등한 7음 집합 | 3절의 정의 | — |
| 한정 이조 집합(Tn 유형) | 12보다 짧은 회전 주기(5·8절) | — |
음계를 다루는 또 하나의 표현은 단계 패턴(Step Pattern), 즉 이웃한 음 사이 반음 수의 순환 수열입니다. 집합 \(\{s_0 < s_1 < \dots < s_{n-1}\}\)에서 \(d_i = s_{i+1}-s_i\) (마지막은 \(12 + s_0 - s_{n-1}\))이고, 항상 \(\sum d_i = 12\)입니다. 장음계는 유명한 W-W-H-W-W-W-H(2-2-1-2-2-2-1)입니다. 단계 패턴은 근음과 무관하므로 '모양'을, 마스크는 '위치'를 나타냅니다.
음계 탐색기: 시계·마스크·단계·오선보
왜 하필 이 7음인가: 다이아토닉의 수학
792개의 7음 집합 중 서양 음악·한국 대중음악·대부분의 민요 전통이 고른 것은 사실상 하나(와 그 회전)입니다. 이 다이아토닉 집합(Diatonic Set)은 우연이 아니라 여러 '최적성'을 동시에 만족합니다. 넷을 차례로 봅니다.
① 5도 6개를 쌓아 만든다 (생성 음계)
F에서 시작해 완전5도(7반음)를 여섯 번 올리면 F–C–G–D–A–E–B, 즉 C 장음계의 7음이 모두 나옵니다. 생성자 \(g=7\)과 \(\gcd(7,12)=1\)이므로 이 사슬은 12번 만에 모든 피치 클래스를 돈 뒤 닫힙니다(5도권). 7음 창문을 이 사슬 위에서 한 칸 밀면 한 음만 반음 바뀌는데, 그것이 조바꿈 한 단계입니다(5절). 5음음계는 같은 사슬의 4칸 창문입니다.
② 최대 균등하다 (maximal evenness)
12칸 원 위에 7개의 점을 '최대한 고르게' 놓는 방법은 이조를 빼면 하나뿐이고, 그것이 다이아토닉입니다(Clough & Douthett 1991). 정의는 이렇습니다. 집합에서 \(g\)칸 떨어진 두 음의 반음 수(구체 음정)를 모두 모았을 때, 모든 일반 음정 \(g\)에 대해 그 값이 하나이거나 연속된 두 값이면 최대 균등입니다. 구성법도 간단합니다.
③ 마이힐 성질: 모든 일반 음정이 정확히 두 크기
다이아토닉에서 '2도'는 1반음(E–F, B–C) 아니면 2반음, '3도'는 3 또는 4반음, '4도'는 5 또는 6반음(F–B의 증4도 하나)입니다. 모든 일반 음정 \(g=1,\dots,6\)이 정확히 두 가지 구체 크기를 가지는 이 성질을 마이힐 성질(Myhill's Property)이라 하며, 비퇴화 정형 음계와 동치입니다. 동일 간격 분할의 퇴화 정형 음계는 각 일반 음정이 한 크기뿐이라 이 성질과 구분합니다. '장3도/단3도', '장6도/단6도'라는 이름 체계 자체가 이 성질의 결과입니다.
④ 음정 벡터가 모두 다르다 (deep scale)
집합 안의 모든 음 쌍(\(\binom{7}{2}=21\)쌍)을 음정 클래스 1–6으로 분류해 센 것을 음정 벡터(Interval Vector)라 합니다. 다이아토닉은 \(\langle 2,5,4,3,6,1\rangle\)로 여섯 값이 모두 다릅니다(Gamer 1967의 '깊은 음계'). 이조별 공통음 수는 n=1…5에서 icₙ, n=6에서 2ic₆이므로 서로 다르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T₁과 T₆은 둘 다 2개). \(T_{\pm7}\)(5도 이조)의 공통음은 6개로 최대이며, 이것이 가까운 조와 먼 조라는 감각의 수학적 근거입니다. 또 증4도(트라이톤)가 단 하나(F–B)라서 그 두 음이 조성의 '이정표' 역할을 합니다(9장의 도미넌트 7화음).
최대 균등성 시각화: 고른 집합 vs 내 집합
선법: 같은 집합의 회전
C 장음계의 7음을 그대로 두고 '어느 음을 으뜸음으로 듣느냐'만 바꾸면 일곱 개의 선법(Mode)이 나옵니다. 마스크로 말하면 집합의 원소 \(r\)을 비트 0으로 옮기는 회전 \(T_{-r}\)이고, 단계 패턴으로 말하면 W-W-H-W-W-W-H의 순환 이동입니다. 같은 7음인데 음악이 전혀 다르게 들리는 이유는, 으뜸음(과 드론·베이스)이 기준이 되어 각 음의 '으뜸음으로부터의 음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선법 | C 장음계에서의 시작음 | 단계 패턴 | 으뜸음 C 기준 음 | 특성음 | 밝기 Σ |
|---|---|---|---|---|---|
| 리디안 (Lydian) | F | W-W-W-H-W-W-H | C D E F♯ G A B | ♯4 | 39 |
| 이오니안 (=장음계) | C | W-W-H-W-W-W-H | C D E F G A B | — | 38 |
| 믹솔리디안 | G | W-W-H-W-W-H-W | C D E F G A B♭ | ♭7 | 37 |
| 도리안 | D | W-H-W-W-W-H-W | C D E♭ F G A B♭ | ♮6 (단조인데 6도가 장) | 36 |
| 에올리안 (=자연단음계) | A | W-H-W-W-H-W-W | C D E♭ F G A♭ B♭ | ♭6 | 35 |
| 프리지안 | E | H-W-W-W-H-W-W | C D♭ E♭ F G A♭ B♭ | ♭2 | 34 |
| 로크리안 | B | H-W-W-H-W-W-W | C D♭ E♭ F G♭ A♭ B♭ | ♭5 (으뜸 5도가 감5도) | 33 |
표를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놀라운 규칙이 보입니다. 같은 으뜸음 C에서 한 줄 내려갈 때마다 정확히 한 음이 반음 내려가고(굵은 글씨), 내려가는 순서는 F♯→F, B→B♭, E→E♭, A→A♭, D→D♭, G→G♭ — 5도 사슬을 거꾸로 밟는 순서입니다. 그래서 으뜸음 기준 반음 수의 합 '밝기'가 39, 38, …, 33으로 1씩 줄어듭니다. 귀로도 위쪽은 밝고(장3도·장7도·증4도), 아래쪽은 어둡고 불안합니다(단2도·감5도). 영화 음악가들이 '마법 같은' 장면에 리디안을, '이국적·위협적' 장면에 프리지안을 쓰는 것은 이 순서의 양 끝을 쓰는 것입니다.
선법 밝기 사다리
5도권과 조표
장음계를 5도 위로 이조(\(T_7\))하면 한 음만 반음 올라갑니다(그림 7-2의 창문 이동). 그래서 C에서 출발해 5도씩 올라가는 조들은 ♯를 하나씩 늘려 가고, 5도씩 내려가는(4도씩 올라가는) 조들은 ♭를 하나씩 늘립니다. 조표의 개수를 부호 있는 정수 \(k\)(♯는 양수, ♭는 음수)로 쓰면 으뜸음은 단순한 식으로 정해집니다.
♯가 붙는 순서 F–C–G–D–A–E–B와 ♭가 붙는 순서 B–E–A–D–G–C–F는 5도 사슬을 양방향으로 읽은 것입니다. 원 위에서 이웃한 두 조는 공통음 6개를 공유하므로 '가까운 조'이고, 원의 반대편(트라이톤 거리)에 있는 조와는 공통음이 2개뿐입니다 — 음정 벡터의 \(\langle 2,5,4,3,6,1\rangle\)이 그대로 '\(T_n\) 이조 시 공통음 수'를 줍니다(n=1…5에서 \(T_n\)과 \(T_{12-n}\) 각각의 공통음 수는 icₙ이며, 트라이톤 \(T_6\)은 ic6 성분을 2배로).
5도권과 조표
단음계는 세 가지다
자연단음계(에올리안)에는 이끎음이 없습니다. 7음이 으뜸음보다 온음 아래(G–A)라서, 5음 위의 화음이 단3화음(Em)이 되고 으뜸음으로 '끌려가는' 힘이 약합니다. 조성 음악은 이 문제를 7음을 반음 올려 해결했고, 그 부작용을 고치느라 단음계가 셋이 되었습니다.
| 단음계 | 근음 기준 반음 | 단계 패턴 | 음정 벡터 | 특징 |
|---|---|---|---|---|
| 자연단음계 | 0 2 3 5 7 8 10 | 2-1-2-2-1-2-2 | ⟨2,5,4,3,6,1⟩ | 장음계의 회전(에올리안). V가 단3화음 |
| 화성단음계 | 0 2 3 5 7 8 11 | 2-1-2-2-1-3-1 | ⟨3,3,5,4,4,2⟩ | V(7)가 장(속7)화음. 증2도의 '중동풍' 색. 5번째 선법은 프리지안 도미넌트 |
| 가락단음계 | 0 2 3 5 7 9 11 | 2-1-2-2-2-2-1 | ⟨2,5,4,4,4,2⟩ | 장음계에서 3음만 내린 것. 재즈에서 리디안 도미넌트(4번째)·얼터드(7번째) 선법의 모체 |
화성단음계와 가락단음계는 둘 다 7음 집합이지만 최대 균등하지 않고, 음정 벡터의 값이 겹칩니다(⟨…,4,4,…⟩). 두 집합 모두 트라이톤이 2개라서 어느 화음이 이 조의 '딸림'인지가 덜 명확합니다. 위 탐색기에서 두 음계를 골라 '5도 순' 원을 보면 연속 7칸이 깨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음음계와 블루스: 틀린 음이 없는 음계
5도 사슬의 4칸 창문 — 예를 들어 C–G–D–A–E — 을 음높이 순으로 놓으면 C–D–E–G–A, 장조 5음음계(Major Pentatonic)입니다. 같은 집합을 A부터 읽으면 단조 5음음계(A–C–D–E–G)입니다. 5음음계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퍼진 음계 구조로, 한국·중국·일본·스코틀랜드·서아프리카·미국 흑인 영가와 블루스에 독립적으로 나타납니다.
- 반음도 트라이톤도 없다. 음정 벡터 ⟨0,3,2,1,4,0⟩ — ic1과 ic6이 0. 반음·트라이톤 충돌을 피하지만 모든 거칠기(6장)를 없애지는 않는다. 거칠기는 음역·음색의 부분음·진폭에도 의존한다. 즉흥 연주 입문에서 "5음음계로는 틀린 음을 칠 수 없다"는 말의 근거다.
- 다이아토닉의 보수다. C 장음계의 마스크 2741을 12비트 NOT하면 1354 = {1,3,6,8,10}, 피아노의 검은 건반 5개(G♭ 장조 5음음계 = E♭ 단조 5음음계)가 된다. 5와 7은 12의 '보수 쌍'이고, 5음음계와 7음 다이아토닉은 서로 최대 균등한 보수다.
- 최대 균등 5음 집합이다. 단계 패턴 2-2-3-2-3. 두 크기(2와 3)만 있고 마이힐 성질도 만족한다.
블루스 음계(Blues Scale)는 단조 5음음계에 ♭5를 더한 6음(0 3 5 6 7 10)입니다. 블루스의 핵심은 블루 노트(♭3, ♭5, ♭7)인데, 실제 연주에서 이 음들은 평균율의 반음 칸 사이 어딘가에서 밀어 올리거나(벤딩) 흔들어 냅니다. 장3화음 위에서 단3도를 부르는 충돌(♭3과 ♮3의 반음 관계)이 블루스 특유의 '긁는' 긴장이며, 이는 12평균율 집합 모델로 완전히 포착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12마디 블루스(I7–I7–I7–I7 | IV7–IV7–I7–I7 | V7–IV7–I7–V7)가 이 음계의 무대입니다.
5음음계 즉흥 패드: 틀린 음이 있을까?
대칭 음계와 한정 이조 선법
장음계를 12번 이조하면 12개의 서로 다른 음계가 나옵니다. 그런데 온음음계 C–D–E–F♯–G♯–A♯는 반음 하나 올리면 다른 집합이 되지만, 온음 하나 올리면 자기 자신이 됩니다. 서로 다른 이조가 2개뿐입니다. 마스크로 말하면 '순환 시프트의 주기' \(p\)가 12보다 작은 집합입니다.
프랑스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은 『나의 음악 언어의 기법』(1944)에서 이런 성질의 선법 7개를 한정 이조 선법(Modes of Limited Transposition)이라 부르고 작곡의 재료로 체계화했습니다. 제1선법이 온음음계, 제2선법이 반음–온음이 번갈아 나오는 옥타토닉(디미니시 스케일)입니다. 대칭 음계는 '어디가 으뜸음인지' 정할 단서가 없어 조성이 떠다니는 듯한 소리가 납니다. 드뷔시의 온음음계, 스트라빈스키·버르토크의 옥타토닉, 재즈에서 속7화음 위의 반–온 디미니시가 대표적입니다.
| 음계 | 근음 기준 반음 | 음 수 | 주기 p (서로 다른 이조) | 선법 수 |
|---|---|---|---|---|
| 온음음계 (메시앙 1) | 0 2 4 6 8 10 | 6 | 2 | 1 |
| 옥타토닉 (메시앙 2) | 0 1 3 4 6 7 9 10 | 8 | 3 | 2 |
| 메시앙 3 | 0 2 3 4 6 7 8 10 11 | 9 | 4 | 3 |
| 증음계(헥사토닉) | 0 3 4 7 8 11 | 6 | 4 | 2 |
| 장음계 | 0 2 4 5 7 9 11 | 7 | 12 | 7 |
비트마스크 음계 실험실
표의 '한정 이조 집합' 개수(2절)에는 메시앙의 일곱 선법뿐 아니라 감7화음·증3화음·트라이톤 같은 작은 집합과 반음계 전체도 들어갑니다. 메시앙의 일곱 선법은 이 중 음계로 다루는 대표 집합들입니다. 서로 부분집합이 아니라는 선정 기준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제1선법은 제3선법의 진부분집합입니다.
12칸 밖의 음계: 한국·일본·아랍
지금까지의 모든 계산은 12평균율이라는 격자 위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많은 음악 전통은 다른 격자를 쓰거나, 음 자체보다 음을 다루는 방식(떨기·꺾기·밀어 올리기)을 음계의 일부로 봅니다. 아래는 개념 이해를 위한 단순화된 예입니다.
- 한국의 평조와 계면조. 서양 음이름으로 옮기면 평조는 황·태·중·임·남(C D F G A, 0 2 5 7 9), 계면조는 황·협·중·임·무(C E♭ F G B♭, 0 3 5 7 10)로, 둘 다 5음음계의 회전입니다(정악의 황종은 실제로 서양 E♭ 근처 높이지만 비교를 위해 C로 옮겼다). 집합만 보면 계면조는 단조 5음음계와 같지만, 실제 계면조 선율에서는 특정 음을 굵게 떠는 '떠는 음'과 아래로 꺾어 내리는 '꺾는 음' 같은 시김새가 선법의 정체성을 이룹니다.
- 일본의 음 음계(陰, In / 미야코부시). 0 1 5 7 8 — 5음이지만 반음을 포함한(hemitonic) 5음음계로, 고토와 샤미센 음악의 어둡고 날카로운 색을 만듭니다. 반음 없는 요(陽, Yo) 음계(0 2 5 7 9)는 평조와 같은 집합입니다.
- 아랍의 마캄. 이론적으로 옥타브를 24개의 사분음으로 나누는 체계로 설명하며, 라스트(Rast)의 3음과 7음, 바야티(Bayati)의 2음은 반음 격자 사이의 '중립' 음(약 ±50 센트)입니다. 실제 음높이는 지역·연주자·선율 방향에 따라 미세하게 다르며, 마캄은 음계뿐 아니라 하위 음렬(진스, jins)의 조합과 선율 진행 규칙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 인도네시아 가믈란의 슬렌드로. 옥타브를 대략 다섯 개의 비슷한 간격(약 240 센트)으로 나누는 음계로, 12칸 격자에 전혀 맞지 않습니다. 실제 조율은 가믈란 악기 세트마다 다릅니다.
세계의 음계를 센트 자로 재기
핵심 정리
- 피치 클래스는 \(\mathbb{Z}_{12}\)의 원소, 음계는 12비트 마스크다. 이조 = 순환 시프트, 공통음 = AND, 보수 = NOT. 근음을 포함하는 후보는 \(2^{11}=2048\)개다.
- 장음계(W-W-H-W-W-W-H)는 ① 5도 6개로 생성되고 ② 최대 균등하며 ③ 모든 일반 음정이 정확히 두 크기(마이힐 성질)이고 ④ 음정 벡터 ⟨2,5,4,3,6,1⟩의 값이 모두 다르다. DFT 관점에서는 \(|F(7)|\)이 최대인 7음 집합이다.
- 선법은 같은 집합의 회전이다. 같은 으뜸음에서 리디안→이오니안→믹솔리디안→도리안→에올리안→프리지안→로크리안으로 갈 때마다 한 음이 반음씩 내려가 밝기 합이 39에서 33까지 1씩 준다.
- 조표 \(k\)개(♯ 양수, ♭ 음수)인 장조의 으뜸음은 \(7k \bmod 12\). 5도권의 이웃 조는 공통음 6개를 공유한다. 나란한조는 같은 집합, 같은으뜸음조는 같은 으뜸음이다.
- 화성단음계는 이끎음을 얻는 대신 증2도를, 가락단음계는 6·7음을 모두 올려 이를 피한다.
- C장음계의 보수인 검은 건반은 F♯ 장조 5음음계다. C 장조 5음음계와는 이조 관계다. 반음·트라이톤이 없어 해당 충돌을 줄이지만 거칠기가 없다는 보장은 아니다. 블루스는 여기에 ♭5와 '격자 사이'의 블루 노트를 더한다.
- 회전 주기 \(p<12\)인 대칭 음계(온음 \(p=2\), 옥타토닉 \(p=3\) 등)는 이조 수가 \(p\)로 한정된다(메시앙의 한정 이조 선법).
확인 퀴즈
근음을 비트 0에 두는 12비트 마스크에서 C 장음계는 2741이다. 같은 관례로 C 장조 5음음계(C D E G A)의 마스크는?
같은 으뜸음에서 도리안보다 한 단계 어두운 선법과, 그때 반음 내려가는 음은?
으뜸음이 E(피치 클래스 4)인 장조의 조표는? (힌트: \(7k \equiv 4 \pmod{12}\))
다이아토닉 집합의 음정 벡터 ⟨2,5,4,3,6,1⟩에서 마지막 성분 1이 뜻하는 것으로 옳은 것은?
옥타토닉 음계(0 1 3 4 6 7 9 10)는 서로 다른 이조가 몇 개인가?
화성단음계가 자연단음계와 비교해 '얻는 것'과 '생기는 것'을 바르게 짝지은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