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7

음계와 선법

피아노 건반 한 옥타브에는 12개의 음이 있지만, 대부분의 노래는 그중 7개, 많은 민요는 5개만 씁니다. 어떤 7개를, 왜 그것을 고를까요? 이 장에서는 음계를 12개의 비트로 된 집합으로 다룹니다. 그러면 '선법'은 비트 회전, '조바꿈'은 덧셈, '조표'는 5도 생성자의 개수가 되고, 수천 개의 후보 중 장음계가 왜 특별한지가 균등성·생성자·음정 벡터라는 계산 가능한 성질로 드러납니다. 물론 모든 결론은 귀로 확인합니다.

피치 클래스: 12시간짜리 시계

5장에서 본 것처럼 귀는 주파수비 2:1(옥타브)인 두 음을 '같은 이름의 음'으로 듣습니다. C3·C4·C5는 높이는 다르지만 같은 피치 클래스(Pitch Class) C에 속합니다. 12평균율에서 MIDI 번호 \(m\)인 음의 피치 클래스는 나머지 연산 하나로 정의됩니다.

$$\mathrm{pc}(m) = m \bmod 12 \in \mathbb{Z}_{12} = \{0,1,\dots,11\},\qquad T_n(x) = x + n,\quad I_n(x) = n - x \pmod{12}$$
0=C, 1=C♯/D♭, …, 11=B. \(T_n\)은 이조(transposition), \(I_n\)은 전회(inversion, 축을 기준으로 뒤집기). 피치 클래스는 '덧셈이 12에서 한 바퀴 도는' 순환군 \(\mathbb{Z}_{12}\)의 원소이므로 시계 문자판에 그리는 것이 자연스럽다. C♯와 D♭처럼 이름이 다른 같은 음(이명동음)은 이 수준에서 구별하지 않는다.
그림 7-1. 왼쪽: 피치 클래스 시계 위의 C 장음계(칠각형). 오른쪽: 같은 집합을 12비트 마스크로 쓴 것(비트 \(i\) = 피치 클래스 \(i\)). 이 마스크를 \(n\)칸 순환 시프트하면 \(T_n\)(이조)이 된다.

이 표현에서 음악 연산은 모두 정수 연산입니다. 마스크 \(M\)에 대해 이조는 12비트 순환 시프트, 두 음계의 공통음은 비트 AND의 1의 개수(popcount), 보수(쓰지 않는 음)는 비트 NOT입니다. 컴퓨터 음악 소프트웨어가 화음·음계를 실제로 이렇게 저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M = \sum_{p \in S} 2^{p},\qquad T_n(M) = \big((M \ll n) \,|\, (M \gg (12-n))\big) \,\&\, \mathtt{0xFFF}$$
C 장음계 \(S=\{0,2,4,5,7,9,11\}\) → \(M = 1+4+16+32+128+512+2048 = 2741\) (이진 1010 1011 0101). 근음을 비트 0에 두는 이 관례는 Ian Ring의 음계 백과(A Study of Scales)에서도 쓰는 방식이라 십진수로 음계를 검색할 수 있다.

음계는 12비트 집합이다

12개 피치 클래스의 부분집합은 \(2^{12}=4096\)개이고, 그중 근음(비트 0)을 포함하는 것은 \(2^{11}=2048\)개입니다. 이것이 '근음이 정해진 음계 후보'의 전체 공간입니다. 하지만 C–E♭ 두 음뿐인 집합을 음계라 부르긴 어렵습니다. 흔한 실용 기준은 "이웃한 두 음 사이 간격이 장3도(4반음)를 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래 표의 숫자는 이 페이지가 열릴 때 4096개 마스크를 전수 조사해 계산한 값입니다.

집합의 종류조건개수(계산값)
근음을 포함하는 집합비트 0 = 1—
'음계' (Ian Ring의 정의)근음 포함 + 인접 간격 ≤ 4반음—
이조 동치류(Tn 유형)공집합 제외, 순환 시프트로 같으면 하나—
집합류(Tn/I 동치류)이조 + 전회로 같으면 하나—
7음 집합\(\binom{12}{7}\)—
그중 최대 균등한 7음 집합3절의 정의—
한정 이조 집합(Tn 유형)12보다 짧은 회전 주기(5·8절)—

음계를 다루는 또 하나의 표현은 단계 패턴(Step Pattern), 즉 이웃한 음 사이 반음 수의 순환 수열입니다. 집합 \(\{s_0 < s_1 < \dots < s_{n-1}\}\)에서 \(d_i = s_{i+1}-s_i\) (마지막은 \(12 + s_0 - s_{n-1}\))이고, 항상 \(\sum d_i = 12\)입니다. 장음계는 유명한 W-W-H-W-W-W-H(2-2-1-2-2-2-1)입니다. 단계 패턴은 근음과 무관하므로 '모양'을, 마스크는 '위치'를 나타냅니다.

SIMULATOR

음계 탐색기: 시계·마스크·단계·오선보

원의 배열
재생 방향
이름—
마스크(근음 기준)—
단계 패턴—
음정 벡터—
근음과 음계를 고르면 시계(위가 근음 C 방향이 아니라 피치 클래스 C), 근음 기준 12비트 레지스터, 단계 패턴, 음정 벡터, 오선보, 건반이 함께 바뀝니다. 진한 보라 건반이 근음입니다. 재생하면 지금 울리는 음이 시계·레지스터·오선보·건반에서 동시에 강조됩니다. 건반은 클릭이나 A–K 키로 직접 연주할 수 있습니다. 해볼 것: ① '5도 순'으로 바꾸면 장음계·자연단음계·모든 교회 선법이 원 위에서 연속된 7칸이 됩니다. ② 5음음계는 연속된 5칸. ③ 화성단음계는 5도 순에서 끊어집니다. ④ '근음 드론'을 켜고 같은 근음에서 선법을 바꿔 가며 색깔 차이를 들어 보세요. 표기: 오선보의 ♯/♭는 글자 중복과 임시표 수가 가장 적은 쪽을 자동으로 고릅니다.

왜 하필 이 7음인가: 다이아토닉의 수학

792개의 7음 집합 중 서양 음악·한국 대중음악·대부분의 민요 전통이 고른 것은 사실상 하나(와 그 회전)입니다. 이 다이아토닉 집합(Diatonic Set)은 우연이 아니라 여러 '최적성'을 동시에 만족합니다. 넷을 차례로 봅니다.

① 5도 6개를 쌓아 만든다 (생성 음계)

F에서 시작해 완전5도(7반음)를 여섯 번 올리면 F–C–G–D–A–E–B, 즉 C 장음계의 7음이 모두 나옵니다. 생성자 \(g=7\)과 \(\gcd(7,12)=1\)이므로 이 사슬은 12번 만에 모든 피치 클래스를 돈 뒤 닫힙니다(5도권). 7음 창문을 이 사슬 위에서 한 칸 밀면 한 음만 반음 바뀌는데, 그것이 조바꿈 한 단계입니다(5절). 5음음계는 같은 사슬의 4칸 창문입니다.

$$S_{\text{dia}} = \{\, 7j + 5 \bmod 12 \;:\; j = 0,1,\dots,6 \,\} = \{5,0,7,2,9,4,11\}$$
5(F)에서 시작하는 생성자 7의 등차수열. 이런 '생성자 하나로 만들어지고, 생성 순서와 음높이 순서가 잘 맞물리는' 음계를 Carey & Clampitt(1989)는 정형 음계(well-formed scale)라고 불렀다.
그림 7-2. 5도의 사슬(가로)과 7음 창문. 보라 창문이 C 장음계(F…B), 청록 창문은 한 칸 오른쪽으로 민 G 장음계(C…F♯). 창문이 한 칸 움직이면 왼쪽 끝 F가 빠지고 오른쪽 끝 F♯가 들어온다: 공통음 6개, 바뀌는 음 1개. 4칸 창문(아래)은 5음음계다.

② 최대 균등하다 (maximal evenness)

12칸 원 위에 7개의 점을 '최대한 고르게' 놓는 방법은 이조를 빼면 하나뿐이고, 그것이 다이아토닉입니다(Clough & Douthett 1991). 정의는 이렇습니다. 집합에서 \(g\)칸 떨어진 두 음의 반음 수(구체 음정)를 모두 모았을 때, 모든 일반 음정 \(g\)에 대해 그 값이 하나이거나 연속된 두 값이면 최대 균등입니다. 구성법도 간단합니다.

$$\mathrm{ME}(c,d) = \left\{ \left\lfloor \tfrac{c\, i + m}{d} \right\rfloor \;:\; i = 0,\dots,d-1 \right\}, \qquad c=12,\ d=7 \Rightarrow \{0,1,3,5,6,8,10\}$$
\(m\)은 회전(이조)을 정하는 정수. Bresenham 직선 알고리즘이 12칸을 7개로 나누는 것과 똑같은 식이다. \(d=5\)면 5음음계, \(d=6\)이면 온음음계, \(d=8\)이면 옥타토닉, \(d=4\)면 감7화음, \(d=3\)이면 증3화음이 나온다. 같은 식이 12장의 유클리드 리듬(\(E(k,n)\))을 만든다.

③ 마이힐 성질: 모든 일반 음정이 정확히 두 크기

다이아토닉에서 '2도'는 1반음(E–F, B–C) 아니면 2반음, '3도'는 3 또는 4반음, '4도'는 5 또는 6반음(F–B의 증4도 하나)입니다. 모든 일반 음정 \(g=1,\dots,6\)이 정확히 두 가지 구체 크기를 가지는 이 성질을 마이힐 성질(Myhill's Property)이라 하며, 비퇴화 정형 음계와 동치입니다. 동일 간격 분할의 퇴화 정형 음계는 각 일반 음정이 한 크기뿐이라 이 성질과 구분합니다. '장3도/단3도', '장6도/단6도'라는 이름 체계 자체가 이 성질의 결과입니다.

④ 음정 벡터가 모두 다르다 (deep scale)

집합 안의 모든 음 쌍(\(\binom{7}{2}=21\)쌍)을 음정 클래스 1–6으로 분류해 센 것을 음정 벡터(Interval Vector)라 합니다. 다이아토닉은 \(\langle 2,5,4,3,6,1\rangle\)로 여섯 값이 모두 다릅니다(Gamer 1967의 '깊은 음계'). 이조별 공통음 수는 n=1…5에서 icₙ, n=6에서 2ic₆이므로 서로 다르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T₁과 T₆은 둘 다 2개). \(T_{\pm7}\)(5도 이조)의 공통음은 6개로 최대이며, 이것이 가까운 조와 먼 조라는 감각의 수학적 근거입니다. 또 증4도(트라이톤)가 단 하나(F–B)라서 그 두 음이 조성의 '이정표' 역할을 합니다(9장의 도미넌트 7화음).

푸리에 관점 (Amiot) 집합의 지시 함수 \(\mathbf{1}_S(x)\)의 이산 푸리에 변환 \(F_S(k) = \sum_{x\in S} e^{-2\pi i kx/12}\)를 생각하자. \(|F_S(k)|\)는 '집합이 주기 \(12/k\)에 얼마나 맞춰 정렬되어 있는가'다. \(d\)음 집합 중 \(|F_S(d)|\)를 최대로 만드는 것이 정확히 최대 균등 집합이다(Amiot 2007). 다이아토닉은 \(|F(5)| = |F(7)| = 2+\sqrt3 \approx 3.732\)로 7음 집합 중 최대. 아래 시뮬레이터의 막대그래프가 이 스펙트럼이다. 15장의 FFT와 똑같은 연산이 음계 이론에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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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균등성 시각화: 고른 집합 vs 내 집합

현의 길이 합 (내 / ME)—
|F(n)| (내 / ME)—
단계 패턴—
판정—
왼쪽 원은 \(\lfloor 12i/k \rfloor\)로 만든 최대 균등(ME) 집합, 오른쪽 원은 '내 집합'입니다. 오른쪽 원의 점을 클릭해 음을 넣고 빼세요. 아래 표는 일반 음정 \(g\)마다 나오는 구체 크기(반음 수)이고, 막대는 지시 함수의 DFT 크기 \(|F(1)|\)…\(|F(6)|\)(보라=내 집합, 회색=ME)입니다. 균등성 지표: 원 위 모든 점 쌍을 잇는 현(chord)의 길이 합 \(\sum 2\sin(\pi d/12)\) — 점들이 고를수록 커집니다. 해볼 것: ① k=7에서 '한쪽에 몰기'(반음계 7음)는 소리도 지표도 최악. ② 내 집합을 C 장음계로 만들면 ME와 지표가 같아집니다(회전일 뿐이므로). ③ k=5, 6, 8도 확인. 재생은 상행 아르페지오 후 전체를 함께 울립니다.

선법: 같은 집합의 회전

C 장음계의 7음을 그대로 두고 '어느 음을 으뜸음으로 듣느냐'만 바꾸면 일곱 개의 선법(Mode)이 나옵니다. 마스크로 말하면 집합의 원소 \(r\)을 비트 0으로 옮기는 회전 \(T_{-r}\)이고, 단계 패턴으로 말하면 W-W-H-W-W-W-H의 순환 이동입니다. 같은 7음인데 음악이 전혀 다르게 들리는 이유는, 으뜸음(과 드론·베이스)이 기준이 되어 각 음의 '으뜸음으로부터의 음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선법C 장음계에서의 시작음단계 패턴으뜸음 C 기준 음특성음밝기 Σ
리디안 (Lydian)FW-W-W-H-W-W-HC D E F♯ G A B♯439
이오니안 (=장음계)CW-W-H-W-W-W-HC D E F G A B—38
믹솔리디안GW-W-H-W-W-H-WC D E F G A B♭♭737
도리안DW-H-W-W-W-H-WC D E♭ F G A B♭♮6 (단조인데 6도가 장)36
에올리안 (=자연단음계)AW-H-W-W-H-W-WC D E♭ F G A♭ B♭♭635
프리지안EH-W-W-W-H-W-WC D♭ E♭ F G A♭ B♭♭234
로크리안BH-W-W-H-W-W-WC D♭ E♭ F G♭ A♭ B♭♭5 (으뜸 5도가 감5도)33

표를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놀라운 규칙이 보입니다. 같은 으뜸음 C에서 한 줄 내려갈 때마다 정확히 한 음이 반음 내려가고(굵은 글씨), 내려가는 순서는 F♯→F, B→B♭, E→E♭, A→A♭, D→D♭, G→G♭ — 5도 사슬을 거꾸로 밟는 순서입니다. 그래서 으뜸음 기준 반음 수의 합 '밝기'가 39, 38, …, 33으로 1씩 줄어듭니다. 귀로도 위쪽은 밝고(장3도·장7도·증4도), 아래쪽은 어둡고 불안합니다(단2도·감5도). 영화 음악가들이 '마법 같은' 장면에 리디안을, '이국적·위협적' 장면에 프리지안을 쓰는 것은 이 순서의 양 끝을 쓰는 것입니다.

$$B(\text{mode}) = \sum_{j=0}^{6} s_j \quad (s_j\text{: 으뜸음으로부터의 반음 수}),\qquad B_{\text{Lydian}} - B_{\text{Locrian}} = 6$$
\(s_0=0\)은 고정이고 나머지 6음이 차례로 반음씩 내려간다. 로크리안에서 으뜸음까지 반음 내리면(C→B) 다시 B 리디안이 되어 사슬이 한 바퀴 돈다 — 선법의 밝기 순서와 5도권은 같은 구조의 두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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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법 밝기 사다리

선율
선법 하나 듣기
지금 선법—
위 칸 대비 바뀐 음—
밝기 Σ—
가로축은 으뜸음으로부터의 반음 수(0–12), 세로는 밝은 선법에서 어두운 선법 순입니다. 주황 점이 바로 위 선법보다 반음 내려간 음이고, 흐린 원은 원래 자리입니다. 줄을 클릭하거나 오른쪽 버튼으로 한 선법을 듣고, '밝은 순서로 7개'로 사다리를 끝까지 내려가 보세요. '으뜸음 드론'을 켜면 기준음이 계속 울려 선법의 색이 훨씬 또렷해집니다(드론 없이 들으면 뇌가 다른 음을 으뜸음으로 듣기 쉽습니다 — 선법은 집합이 아니라 '집합 + 중심음'이라는 증거). 드론: 배음 5개 가산 합성, 으뜸음 한 옥타브 아래.
나란한조와 같은으뜸음조 C 장조와 A 단조는 같은 7음(같은 마스크의 회전)이므로 나란한조(관계조, relative)이고, C 장조와 C 단조는 으뜸음이 같으므로 같은으뜸음조(parallel)이다. 선법 사다리는 '같은 으뜸음에서 집합을 바꾸는' 같은으뜸음 관점이고, 위의 탐색기에서 근음을 바꾸며 같은 집합을 보는 것은 나란한조 관점이다. 10장의 '차용 화음'은 같은으뜸음 선법에서 화음을 빌려오는 기법이다.

5도권과 조표

장음계를 5도 위로 이조(\(T_7\))하면 한 음만 반음 올라갑니다(그림 7-2의 창문 이동). 그래서 C에서 출발해 5도씩 올라가는 조들은 ♯를 하나씩 늘려 가고, 5도씩 내려가는(4도씩 올라가는) 조들은 ♭를 하나씩 늘립니다. 조표의 개수를 부호 있는 정수 \(k\)(♯는 양수, ♭는 음수)로 쓰면 으뜸음은 단순한 식으로 정해집니다.

$$\text{으뜸음}(k) = 7k \bmod 12,\qquad \text{새로 붙는 ♯} = 7k - 1,\quad \text{새로 붙는 ♭} = 7k + 5 \pmod{12}$$
\(k=3\): \(21 \bmod 12 = 9\) → A 장조(♯ 3개), 세 번째 ♯는 \(20 \bmod 12 = 8\) = G♯(새 조의 이끎음). \(k=-2\): \(-14 \bmod 12 = 10\) → B♭ 장조, 두 번째 ♭는 \(-9 \bmod 12 = 3\) = E♭(새 조의 4음). 7은 \(\mathbb{Z}_{12}\)에서 자기 자신이 역원(\(7\cdot7=49\equiv1\))이라 거꾸로 \(k = 7\cdot\text{으뜸음} \bmod 12\)도 성립한다(단, ♯ 6개와 ♭ 6개는 같은 위치).

♯가 붙는 순서 F–C–G–D–A–E–B와 ♭가 붙는 순서 B–E–A–D–G–C–F는 5도 사슬을 양방향으로 읽은 것입니다. 원 위에서 이웃한 두 조는 공통음 6개를 공유하므로 '가까운 조'이고, 원의 반대편(트라이톤 거리)에 있는 조와는 공통음이 2개뿐입니다 — 음정 벡터의 \(\langle 2,5,4,3,6,1\rangle\)이 그대로 '\(T_n\) 이조 시 공통음 수'를 줍니다(n=1…5에서 \(T_n\)과 \(T_{12-n}\) 각각의 공통음 수는 icₙ이며, 트라이톤 \(T_6\)은 ic6 성분을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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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도권과 조표

보기
조—
조표—
계산—
이웃 조와 차이—
바깥 고리는 장조, 안쪽 고리는 나란한 단조입니다. 원을 클릭하거나 ◀ ▶로 조를 바꾸세요(B/C♭, F♯/G♭, C♯/D♭ 자리는 다시 클릭하면 이명동음 조로 바뀝니다). 보라 칸이 선택한 조, 연한 칸이 공통음 6개인 이웃 조입니다. 오선보는 조표와 그 조의 음계(임시표 없이 조표만으로 읽힘)를, 건반은 다이아토닉 음과 으뜸음을 보여 줍니다. '나란한 단조' 보기에서는 음계·종지가 자연단음계와 i–iv–V7–i(화성단음계의 이끎음 사용)로 바뀝니다. '5도권 한 바퀴'는 12개 조의 I 화음을 5도씩 돌며 들려줍니다 — 매번 이웃 조로 가므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것을 들어 보세요.

단음계는 세 가지다

자연단음계(에올리안)에는 이끎음이 없습니다. 7음이 으뜸음보다 온음 아래(G–A)라서, 5음 위의 화음이 단3화음(Em)이 되고 으뜸음으로 '끌려가는' 힘이 약합니다. 조성 음악은 이 문제를 7음을 반음 올려 해결했고, 그 부작용을 고치느라 단음계가 셋이 되었습니다.

그림 7-3. A를 으뜸음으로 한 세 단음계(가로: 으뜸음으로부터의 반음 수). 화성단음계는 7음을 올려 이끎음(G♯→A, 반음)을 얻는 대신 6–7음 사이에 증2도(F→G♯, 3반음)가 생긴다. 가락단음계는 6음까지 올려 증2도를 없앤다(고전 화성에서는 상행에만, 재즈에서는 상하행 모두).
단음계근음 기준 반음단계 패턴음정 벡터특징
자연단음계0 2 3 5 7 8 102-1-2-2-1-2-2⟨2,5,4,3,6,1⟩장음계의 회전(에올리안). V가 단3화음
화성단음계0 2 3 5 7 8 112-1-2-2-1-3-1⟨3,3,5,4,4,2⟩V(7)가 장(속7)화음. 증2도의 '중동풍' 색. 5번째 선법은 프리지안 도미넌트
가락단음계0 2 3 5 7 9 112-1-2-2-2-2-1⟨2,5,4,4,4,2⟩장음계에서 3음만 내린 것. 재즈에서 리디안 도미넌트(4번째)·얼터드(7번째) 선법의 모체

화성단음계와 가락단음계는 둘 다 7음 집합이지만 최대 균등하지 않고, 음정 벡터의 값이 겹칩니다(⟨…,4,4,…⟩). 두 집합 모두 트라이톤이 2개라서 어느 화음이 이 조의 '딸림'인지가 덜 명확합니다. 위 탐색기에서 두 음계를 골라 '5도 순' 원을 보면 연속 7칸이 깨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음음계와 블루스: 틀린 음이 없는 음계

5도 사슬의 4칸 창문 — 예를 들어 C–G–D–A–E — 을 음높이 순으로 놓으면 C–D–E–G–A, 장조 5음음계(Major Pentatonic)입니다. 같은 집합을 A부터 읽으면 단조 5음음계(A–C–D–E–G)입니다. 5음음계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퍼진 음계 구조로, 한국·중국·일본·스코틀랜드·서아프리카·미국 흑인 영가와 블루스에 독립적으로 나타납니다.

블루스 음계(Blues Scale)는 단조 5음음계에 ♭5를 더한 6음(0 3 5 6 7 10)입니다. 블루스의 핵심은 블루 노트(♭3, ♭5, ♭7)인데, 실제 연주에서 이 음들은 평균율의 반음 칸 사이 어딘가에서 밀어 올리거나(벤딩) 흔들어 냅니다. 장3화음 위에서 단3도를 부르는 충돌(♭3과 ♮3의 반음 관계)이 블루스 특유의 '긁는' 긴장이며, 이는 12평균율 집합 모델로 완전히 포착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12마디 블루스(I7–I7–I7–I7 | IV7–IV7–I7–I7 | V7–IV7–I7–V7)가 이 음계의 무대입니다.

SIMULATOR

5음음계 즉흥 패드: 틀린 음이 있을까?

음계
반주를 켜고 패드(또는 건반, A–K 키)를 아무렇게나 눌러 보세요.
친 음0
반음 충돌0
지금 화음—
반주의 화음은 5음음계 안의 음으로만 만들었습니다(I add9 – vi7 – II7sus4 – V sus2, 단조는 i7 – IV7sus4 – ♭III add9 – ♭VII sus2). 그러니 5음음계의 어떤 음을 쳐도 반주와 반음(단2도·장7도) 충돌이 생기지 않습니다. 위 그래프는 최근 6초간 친 음(점)과 지금 화음의 구성음 줄(띠)이며, 화음음과 반음 관계인 음은 빨간 점으로 셉니다. 해볼 것: ① '검은 건반'에서 마구 쳐 보기 — 충돌 0. ② 'G♭ 장음계(7음)'로 바꾸면 C♭(4음)과 F(7음)가 화음과 부딪히는 순간이 생깁니다 — 이것이 '피해야 할 음(avoid note)'의 씨앗(8장). ③ '블루스'의 점선 패드 A(=♭5)를 화음 위에서 눌러 긴장을 들어 보세요. 블루스 모드의 반주는 일부러 속7화음(I7–IV7–I7–V7)이라 블루 노트가 반음 충돌로 표시됩니다.

대칭 음계와 한정 이조 선법

장음계를 12번 이조하면 12개의 서로 다른 음계가 나옵니다. 그런데 온음음계 C–D–E–F♯–G♯–A♯는 반음 하나 올리면 다른 집합이 되지만, 온음 하나 올리면 자기 자신이 됩니다. 서로 다른 이조가 2개뿐입니다. 마스크로 말하면 '순환 시프트의 주기' \(p\)가 12보다 작은 집합입니다.

$$p(M) = \min\{\, n \ge 1 : T_n(M) = M \,\},\qquad p \mid 12,\qquad \#\text{서로 다른 이조} = p,\qquad \#\text{서로 다른 선법} = \frac{|S|\, p}{12}$$
\(p\)는 12의 약수(1, 2, 3, 4, 6, 12)여야 한다(군론의 궤도–안정자 정리: 안정자 \(\{n : T_n M = M\}\)이 \(\mathbb{Z}_{12}\)의 부분군). 온음음계 \(p=2\), 옥타토닉 \(p=3\), 증음계(0 3 4 7 8 11) \(p=4\), 감7화음 \(p=3\), 증3화음 \(p=4\).

프랑스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은 『나의 음악 언어의 기법』(1944)에서 이런 성질의 선법 7개를 한정 이조 선법(Modes of Limited Transposition)이라 부르고 작곡의 재료로 체계화했습니다. 제1선법이 온음음계, 제2선법이 반음–온음이 번갈아 나오는 옥타토닉(디미니시 스케일)입니다. 대칭 음계는 '어디가 으뜸음인지' 정할 단서가 없어 조성이 떠다니는 듯한 소리가 납니다. 드뷔시의 온음음계, 스트라빈스키·버르토크의 옥타토닉, 재즈에서 속7화음 위의 반–온 디미니시가 대표적입니다.

음계근음 기준 반음음 수주기 p (서로 다른 이조)선법 수
온음음계 (메시앙 1)0 2 4 6 8 10621
옥타토닉 (메시앙 2)0 1 3 4 6 7 9 10832
메시앙 30 2 3 4 6 7 8 10 11943
증음계(헥사토닉)0 3 4 7 8 11642
장음계0 2 4 5 7 9 117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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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마스크 음계 실험실

프리셋
연산
원의 배열
마스크—
알려진 이름—
음정 벡터—
회전 주기 / 이조 수—
기본형 · 포르테 번호—
원 위의 12개 점을 클릭해 비트를 켜고 끄세요(위가 C=비트 0). 집합이 바뀔 때마다 모든 회전(=모든 원소를 근음으로 본 선법)을 사전과 대조해 이름을 찾고, 음정 벡터, 회전 주기, 기본형(Rahn 방식)과 포르테 번호(3·4·5·7·8·9음; 7음 이상은 보수 관계로 번호를 얻음)를 계산합니다. 아래 목록은 각 원소에서 시작한 선법의 단계 패턴이며, 대칭 음계에서는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 보입니다. 해볼 것: ① 장음계에 NOT → 검은 건반 5음음계. ② 옥타토닉에 T₁을 세 번 → 원래로 돌아옴(p=3). ③ 장3화음에 I₀ → 단3화음(같은 집합류 3-11). ④ 나만의 7음 음계를 만들고 이름이 있는지 확인.

표의 '한정 이조 집합' 개수(2절)에는 메시앙의 일곱 선법뿐 아니라 감7화음·증3화음·트라이톤 같은 작은 집합과 반음계 전체도 들어갑니다. 메시앙의 일곱 선법은 이 중 음계로 다루는 대표 집합들입니다. 서로 부분집합이 아니라는 선정 기준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제1선법은 제3선법의 진부분집합입니다.

12칸 밖의 음계: 한국·일본·아랍

지금까지의 모든 계산은 12평균율이라는 격자 위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많은 음악 전통은 다른 격자를 쓰거나, 음 자체보다 음을 다루는 방식(떨기·꺾기·밀어 올리기)을 음계의 일부로 봅니다. 아래는 개념 이해를 위한 단순화된 예입니다.

SIMULATOR

세계의 음계를 센트 자로 재기

음 (센트)—
12평균율 격자에서 최대 이탈—
가로축은 으뜸음(C4, 261.6 Hz) 위 0–1200 센트이고, 회색 눈금이 12평균율 반음입니다. 보라 막대가 음계의 음이며, 격자에서 벗어난 양을 숫자로 표시합니다. '비교' 버튼은 각 음을 가장 가까운 평균율 음으로 반올림해 들려줍니다 — 사분음이 반올림되면 라스트가 장음계처럼, 바야티가 자연단음계(에올리안)로 반올림되는(150센트 동점은 Math.round가 200센트 쪽으로 처리한다) 것을 비교해 보세요. 모델: 음높이만 재현했으며 시김새(떨기·꺾기)·마캄의 선율 규칙·실제 조율 편차는 반영하지 않은 단순화입니다.

핵심 정리

  1. 피치 클래스는 \(\mathbb{Z}_{12}\)의 원소, 음계는 12비트 마스크다. 이조 = 순환 시프트, 공통음 = AND, 보수 = NOT. 근음을 포함하는 후보는 \(2^{11}=2048\)개다.
  2. 장음계(W-W-H-W-W-W-H)는 ① 5도 6개로 생성되고 ② 최대 균등하며 ③ 모든 일반 음정이 정확히 두 크기(마이힐 성질)이고 ④ 음정 벡터 ⟨2,5,4,3,6,1⟩의 값이 모두 다르다. DFT 관점에서는 \(|F(7)|\)이 최대인 7음 집합이다.
  3. 선법은 같은 집합의 회전이다. 같은 으뜸음에서 리디안→이오니안→믹솔리디안→도리안→에올리안→프리지안→로크리안으로 갈 때마다 한 음이 반음씩 내려가 밝기 합이 39에서 33까지 1씩 준다.
  4. 조표 \(k\)개(♯ 양수, ♭ 음수)인 장조의 으뜸음은 \(7k \bmod 12\). 5도권의 이웃 조는 공통음 6개를 공유한다. 나란한조는 같은 집합, 같은으뜸음조는 같은 으뜸음이다.
  5. 화성단음계는 이끎음을 얻는 대신 증2도를, 가락단음계는 6·7음을 모두 올려 이를 피한다.
  6. C장음계의 보수인 검은 건반은 F♯ 장조 5음음계다. C 장조 5음음계와는 이조 관계다. 반음·트라이톤이 없어 해당 충돌을 줄이지만 거칠기가 없다는 보장은 아니다. 블루스는 여기에 ♭5와 '격자 사이'의 블루 노트를 더한다.
  7. 회전 주기 \(p<12\)인 대칭 음계(온음 \(p=2\), 옥타토닉 \(p=3\) 등)는 이조 수가 \(p\)로 한정된다(메시앙의 한정 이조 선법).

확인 퀴즈

근음을 비트 0에 두는 12비트 마스크에서 C 장음계는 2741이다. 같은 관례로 C 장조 5음음계(C D E G A)의 마스크는?

{0,2,4,7,9} → 1 + 4 + 16 + 128 + 512 = 661. 1354는 장음계의 보수(검은 건반 {1,3,6,8,10}), 1365는 온음음계 {0,2,4,6,8,10}이다.

같은 으뜸음에서 도리안보다 한 단계 어두운 선법과, 그때 반음 내려가는 음은?

도리안(0 2 3 5 7 9 10)에서 6음(9)을 반음 내리면 에올리안(0 2 3 5 7 8 10)이다. 밝기 합은 36 → 35. 도리안의 '단조인데 밝은' 색은 이 장6도에서 나온다.

으뜸음이 E(피치 클래스 4)인 장조의 조표는? (힌트: \(7k \equiv 4 \pmod{12}\))

7은 \(\mathbb{Z}_{12}\)에서 자기 역원이므로 \(k \equiv 7\cdot 4 = 28 \equiv 4\). E 장조는 F♯ C♯ G♯ D♯의 ♯ 4개다.

다이아토닉 집합의 음정 벡터 ⟨2,5,4,3,6,1⟩에서 마지막 성분 1이 뜻하는 것으로 옳은 것은?

ic6 = 6반음 = 트라이톤. C 장음계에서는 F–B 한 쌍뿐이라 이 두 음이 조를 특정하는 이정표가 된다(9장의 V7 화음의 3음과 7음). 반음(ic1)은 E–F, B–C 두 쌍이다.

옥타토닉 음계(0 1 3 4 6 7 9 10)는 서로 다른 이조가 몇 개인가?

T₃을 하면 {3,4,6,7,9,10,0,1}로 자기 자신이 된다. 가장 작은 주기 p=3이므로 서로 다른 이조는 3개(C·C♯·D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선법 수는 8·3/12 = 2(반–온, 온–반)다.

화성단음계가 자연단음계와 비교해 '얻는 것'과 '생기는 것'을 바르게 짝지은 것은?

7음을 반음 올리면 으뜸음과 반음 관계의 이끎음이 생겨 V가 장3화음(V7은 속7화음)이 된다. 대가로 ♭6과 ♮7 사이가 3반음(증2도)으로 벌어져, 최대 균등성을 잃고 독특한 색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