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9

스케일과 박스

베이스 연주자에게 음계는 솔로를 위한 재료이기 전에 "지금 쓸 수 있는 음의 목록"입니다. 코드톤이 뼈대라면 음계는 그 사이를 채우는 살입니다. 다행히 베이스 지판에서 음계는 손 안에 들어오는 박스 몇 개로 정리되고, 4도 조율 덕분에 그 박스는 어느 자리에서나 같은 모양입니다. 이 장에서는 꼭 필요한 음계만 골라 지판 모양으로 익히고, 선법이 같은 코드 위에서 만드는 색의 차이를 듣고, 음계로 필을 만듭니다.

지판 박스: 한 손 위치에서

음계를 "도-레-미-파-솔-라-시-도"로 외우면 베이스에서는 쓰기 어렵습니다. 연주 중에는 지금 손이 있는 자리에서 어느 점을 짚을 수 있는가만 알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계는 이름이 아니라 모양으로 익힙니다.

장음계는 근음이 4번 줄에 있을 때 두 줄에 걸쳐 이런 모양이 됩니다(숫자는 근음에서의 프렛 차이).

2번 줄 (D):+1+2(7도⋅옥타브)3번 줄 (A):    0+2+4(4도⋅5도⋅6도)4번 줄 (E):    0+2+4(근음⋅2도⋅3도)\begin{array}{lccc} \text{2번 줄 (D):} & & +1 & +2 \quad (\text{7도} \cdot \text{옥타브})\\ \text{3번 줄 (A):} & \;\;0 & +2 & +4 \quad (\text{4도} \cdot \text{5도} \cdot \text{6도})\\ \text{4번 줄 (E):} & \;\;0 & +2 & +4 \quad (\text{근음} \cdot \text{2도} \cdot \text{3도}) \end{array}
근음을 4번 줄에 둘 때의 상대 프렛입니다. 줄 사이가 완전 4도(5반음)이므로, 한 줄 올라가면 같은 프렛이 4도가 되어 아래 두 줄의 모양이 똑같아집니다. 박스 전체는 다섯 프렛을 쓰므로 검지–약지–새끼를 살짝 벌리거나(높은 자리) 한 칸 이동해서(낮은 자리) 짚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양이 어느 줄, 어느 프렛에서나 같다는 점입니다. 기타는 2번 줄에서 모양이 한 칸 어긋나지만 베이스는 그렇지 않습니다(4장). 모양 하나를 익히면 12개 조가 전부 해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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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계 박스 보기

음계
보기
음—
반음 구조—
박스 범위—
도수 칩의 색: 빨강 = 근음, 초록 = 코드톤(3·5·7도), 주황 = 색을 만드는 음. 지판을 눌러 근음을 옮기면 모양이 그대로 따라옵니다.

펜타토닉: 다섯 음이 안전한 이유

마이너 펜타토닉은 R ♭3 4 5 ♭7의 다섯 음입니다. 자연단음계(R 2 ♭3 4 5 ♭6 ♭7)에서 2도와 ♭6도를 뺀 것인데, 하필 그 둘을 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두 음이 주변 음과 반음을 이루는 음이기 때문입니다.

자연단음계: 2⏟R→2  1⏟2→♭3  2⏟♭3→4  2⏟4→5  1⏟5→♭6  2⏟♭6→♭7  2⏟♭7→R\text{자연단음계: } \underbrace{2}_{\text{R}\to 2}\;\underbrace{1}_{2\to\flat 3}\;\underbrace{2}_{\flat 3\to 4}\;\underbrace{2}_{4\to 5}\;\underbrace{1}_{5\to\flat 6}\;\underbrace{2}_{\flat 6\to\flat 7}\;\underbrace{2}_{\flat 7\to\text{R}}
반음(1) 두 곳이 2→♭3과 5→♭6입니다. 2도와 ♭6도를 빼면 남은 간격은 3-2-2-3-2가 되어 반음이 하나도 없습니다.

반음이 없다는 것은 어떤 두 음을 동시에 울려도 심하게 부딪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펜타토닉은 화음 위에서 아무 음이나 집어도 큰 사고가 나지 않습니다. 초보자가 솔로를 시작할 때 펜타토닉부터 배우는 이유이고, 베이스에서 필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음 목록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블루스 스케일은 여기에 ♭5(블루 노트)를 더한 여섯 음입니다. ♭5는 4도와 5도 사이에 끼어 반음 충돌을 만드는데, 그 긴장이 바로 블루스의 소리입니다. 베이스에서는 지나가는 음으로만 쓰세요. 길게 끌면 틀린 음이 됩니다.

연습법 · 펜타토닉 한 박스. 마이너 펜타토닉의 가장 쓸모 있는 박스는 근음이 4번 줄에 있을 때입니다. 4번 줄 0 · 3, 3번 줄 0 · 2, 2번 줄 0 · 2(근음 기준 상대 프렛)로 외우세요. 이 한 박스로 필의 90%를 만들 수 있습니다. 블루스 스케일을 더하려면 3번 줄에 +1 한 점을 추가하면 됩니다.

선법: 같은 코드 위의 다른 색

코드가 Dm7이라고 해서 쓸 수 있는 음계가 하나인 것은 아닙니다. D를 근음으로 하는 단음계 계열만 해도 여럿이고, 각각은 한두 음만 다릅니다. 그런데 그 한두 음이 전체 분위기를 정합니다.

선법단음계와의 차이색어울리는 코드
에올리안(자연단음계)기준표준적인 어두움m, m7 (vi 자리)
도리안6도가 반음 높다(장6도)어둡지만 밝은 기운 · 세련됨m7 (ii 자리), 펑크·재즈
프리지안2도가 반음 낮다(♭2)스페인풍 · 긴장m, sus♭9, 플라멩코
화성단음계7도가 반음 높다고전적 · 이국적단조의 V7 위

장음계 쪽도 같습니다. 믹솔리디안은 장음계에서 7도만 반음 낮춘 것이고, 그래서 속7화음(G7 등)과 정확히 맞습니다. 리디안은 4도를 반음 올린 것으로 떠 있는 느낌을 줍니다.

베이스에서 선법이 실제로 하는 일. 솔로 악기는 선법의 특징음을 길게 끌어 색을 드러내지만, 베이스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베이스에서 선법은 주로 경과음과 어프로치의 선택지를 정하는 규칙으로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Dm7에서 B(장6도)를 경과음으로 쓸 수 있는지는 도리안이냐 에올리안이냐에 달려 있고, 그 한 음이 지나가는 순간 라인의 분위기가 바뀝니다. 그래서 선법은 "외워서 연주할 음계"가 아니라 "이 음을 써도 되는가"의 기준표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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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법 바꿔 가며 걷기

코드(한 코드 뱀프)
선법
특징음—
코드와 충돌하는 음—
라인은 코드톤과 선법의 음만으로 걷습니다. 선법을 바꾸면 쓰는 음이 한두 개 달라지고, 그 한두 음이 분위기를 정합니다.

필: 한두 박으로 말하기

베이스의 필(Fill)은 드럼의 필과 같은 일을 합니다. 다음 구간이 온다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길이보다 위치가 중요합니다. 보통 네 마디·여덟 마디의 마지막 1~2박에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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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만들기

필의 재료
필의 길이
필의 음—
착지까지—
"마디마다 넣기"를 켜 보세요. 같은 필이 네 번 반복되면 신호가 아니라 소음이 됩니다.

음계 안에 있는 음 가려내기

실전에서 음계 지식이 쓰이는 방식은 "음계를 연주하기"가 아니라 "이 음을 써도 되는가"를 즉시 판단하기입니다. 아래 훈련이 그것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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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있나, 밖에 있나

시작을 누르면 지판에 음이 하나 표시됩니다. 그 음이 음계 안에 있는지 판단하세요.
음계
답
맞힌 수0 / 0
평균 시간—
이번 음—
"안에 있다"·"밖에 있다" 버튼을 누르면 채점됩니다. 1초 안에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가 목표입니다.

핵심 정리

  1. 음계는 이름이 아니라 지판 모양으로 익힌다. 4도 조율이라 모양이 어디서나 같고, 모양 하나가 12개 조를 해결한다.
  2. 장음계 박스: 4번 줄 0·2·4, 3번 줄 −1·+1·+2, 2번 줄 0·+2(근음 기준 상대 프렛). 한 손 위치에서 전부 닿는다.
  3. 마이너 펜타토닉은 자연단음계에서 반음을 만드는 두 음(2도·♭6도)을 뺀 것이다. 반음이 없어 어떤 음을 집어도 크게 부딪히지 않는다.
  4. 블루스 스케일의 ♭5는 지나가는 음이다. 길게 끌면 틀린 음으로 들린다.
  5. 선법은 한두 음만 다르고 그 한두 음이 색을 정한다. 도리안은 장6도, 프리지안은 ♭2, 믹솔리디안은 ♭7.
  6. 베이스에서 선법은 "연주할 음계"가 아니라 경과음·어프로치로 무엇을 써도 되는가의 기준표다.
  7. 필은 짧고(1–2박), 위치는 구간의 끝, 도착점은 다음 1박의 근음. 쉬는 것도 필이다.

확인 퀴즈

마이너 펜타토닉이 자연단음계에서 빼는 두 음은?

자연단음계의 반음은 2→♭3과 5→♭6 두 곳에 있다. 그 반음을 만드는 2도와 ♭6도를 빼면 남은 간격이 3-2-2-3-2가 되어 반음이 사라진다.

도리안이 자연단음계와 다른 점은?

도리안은 R 2 ♭3 4 5 6 ♭7이다. 장6도 하나가 어두운 음계에 밝은 기운을 주고, 그래서 ii 자리의 m7이나 펑크·재즈의 모달 뱀프에서 많이 쓰인다.

블루스 스케일의 ♭5를 베이스에서 쓰는 올바른 방법은?

♭5는 4도와 5도 사이에 끼어 반음 충돌을 만드는 음이다. 그 긴장이 블루스의 소리이지만, 강박에 길게 두면 해결되지 않은 불협으로 들린다.

베이스에서 선법 지식이 가장 직접적으로 쓰이는 곳은?

베이스는 특징음을 길게 끌어 색을 드러내는 자리가 아니다. 선법은 라인을 채우는 음의 허용 목록으로 작동하며, 그 한두 음이 지나가는 순간 분위기를 바꾼다.

여덟 마디 구간의 베이스 필에 대해 옳은 것은?

필은 "다음 구간이 온다"는 신호다. 신호가 매번 나오면 신호가 아니게 되고, 길면 베이스가 비는 동안 음악이 뜬다. 한 박을 통째로 쉬는 것도 훌륭한 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