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과 박스
베이스 연주자에게 음계는 솔로를 위한 재료이기 전에 "지금 쓸 수 있는 음의 목록"입니다. 코드톤이 뼈대라면 음계는 그 사이를 채우는 살입니다. 다행히 베이스 지판에서 음계는 손 안에 들어오는 박스 몇 개로 정리되고, 4도 조율 덕분에 그 박스는 어느 자리에서나 같은 모양입니다. 이 장에서는 꼭 필요한 음계만 골라 지판 모양으로 익히고, 선법이 같은 코드 위에서 만드는 색의 차이를 듣고, 음계로 필을 만듭니다.
- 장음계·자연단음계의 지판 박스를 한 손 위치에서 짚는다.
- 마이너 펜타토닉과 블루스 스케일이 왜 "안전한"지 설명한다.
- 도리안·에올리안·프리지안·믹솔리디안이 같은 코드 위에서 만드는 색을 듣고 구분한다.
- 코드톤 · 음계음 · 코드 밖 음의 역할을 구분해 쓴다.
- 음계로 한두 박짜리 필과 연결구를 만든다.
지판 박스: 한 손 위치에서
음계를 "도-레-미-파-솔-라-시-도"로 외우면 베이스에서는 쓰기 어렵습니다. 연주 중에는 지금 손이 있는 자리에서 어느 점을 짚을 수 있는가만 알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계는 이름이 아니라 모양으로 익힙니다.
장음계는 근음이 4번 줄에 있을 때 두 줄에 걸쳐 이런 모양이 됩니다(숫자는 근음에서의 프렛 차이).
중요한 것은 이 모양이 어느 줄, 어느 프렛에서나 같다는 점입니다. 기타는 2번 줄에서 모양이 한 칸 어긋나지만 베이스는 그렇지 않습니다(4장). 모양 하나를 익히면 12개 조가 전부 해결됩니다.
음계 박스 보기
펜타토닉: 다섯 음이 안전한 이유
마이너 펜타토닉은 R ♭3 4 5 ♭7의 다섯 음입니다. 자연단음계(R 2 ♭3 4 5 ♭6 ♭7)에서 2도와 ♭6도를 뺀 것인데, 하필 그 둘을 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두 음이 주변 음과 반음을 이루는 음이기 때문입니다.
반음이 없다는 것은 어떤 두 음을 동시에 울려도 심하게 부딪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펜타토닉은 화음 위에서 아무 음이나 집어도 큰 사고가 나지 않습니다. 초보자가 솔로를 시작할 때 펜타토닉부터 배우는 이유이고, 베이스에서 필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음 목록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블루스 스케일은 여기에 ♭5(블루 노트)를 더한 여섯 음입니다. ♭5는 4도와 5도 사이에 끼어 반음 충돌을 만드는데, 그 긴장이 바로 블루스의 소리입니다. 베이스에서는 지나가는 음으로만 쓰세요. 길게 끌면 틀린 음이 됩니다.
연습법 · 펜타토닉 한 박스. 마이너 펜타토닉의 가장 쓸모 있는 박스는 근음이 4번 줄에 있을 때입니다. 4번 줄 0 · 3, 3번 줄 0 · 2, 2번 줄 0 · 2(근음 기준 상대 프렛)로 외우세요. 이 한 박스로 필의 90%를 만들 수 있습니다. 블루스 스케일을 더하려면 3번 줄에 +1 한 점을 추가하면 됩니다.
선법: 같은 코드 위의 다른 색
코드가 Dm7이라고 해서 쓸 수 있는 음계가 하나인 것은 아닙니다. D를 근음으로 하는 단음계 계열만 해도 여럿이고, 각각은 한두 음만 다릅니다. 그런데 그 한두 음이 전체 분위기를 정합니다.
| 선법 | 단음계와의 차이 | 색 | 어울리는 코드 |
|---|---|---|---|
| 에올리안(자연단음계) | 기준 | 표준적인 어두움 | m, m7 (vi 자리) |
| 도리안 | 6도가 반음 높다(장6도) | 어둡지만 밝은 기운 · 세련됨 | m7 (ii 자리), 펑크·재즈 |
| 프리지안 | 2도가 반음 낮다(♭2) | 스페인풍 · 긴장 | m, sus♭9, 플라멩코 |
| 화성단음계 | 7도가 반음 높다 | 고전적 · 이국적 | 단조의 V7 위 |
장음계 쪽도 같습니다. 믹솔리디안은 장음계에서 7도만 반음 낮춘 것이고, 그래서 속7화음(G7 등)과 정확히 맞습니다. 리디안은 4도를 반음 올린 것으로 떠 있는 느낌을 줍니다.
베이스에서 선법이 실제로 하는 일. 솔로 악기는 선법의 특징음을 길게 끌어 색을 드러내지만, 베이스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베이스에서 선법은 주로 경과음과 어프로치의 선택지를 정하는 규칙으로 작동합니다. 예를 들어 Dm7에서 B(장6도)를 경과음으로 쓸 수 있는지는 도리안이냐 에올리안이냐에 달려 있고, 그 한 음이 지나가는 순간 라인의 분위기가 바뀝니다. 그래서 선법은 "외워서 연주할 음계"가 아니라 "이 음을 써도 되는가"의 기준표에 가깝습니다.
선법 바꿔 가며 걷기
필: 한두 박으로 말하기
베이스의 필(Fill)은 드럼의 필과 같은 일을 합니다. 다음 구간이 온다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길이보다 위치가 중요합니다. 보통 네 마디·여덟 마디의 마지막 1~2박에 둡니다.
- 짧게 — 한 박에서 두 박. 길면 베이스가 비는 동안 음악이 떠 버립니다.
- 도착점이 분명하게 — 필의 끝은 다음 마디 1박의 근음으로 착지해야 합니다. 8장의 어프로치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 음역은 올렸다가 내려오기 — 올라갔다가 다음 근음으로 내려오면 "준비 → 착지"가 또렷합니다.
- 쉬는 것도 필이다 — 한 박을 통째로 비우면 다음 1박이 훨씬 강하게 들립니다.
필 만들기
음계 안에 있는 음 가려내기
실전에서 음계 지식이 쓰이는 방식은 "음계를 연주하기"가 아니라 "이 음을 써도 되는가"를 즉시 판단하기입니다. 아래 훈련이 그것을 다룹니다.
안에 있나, 밖에 있나
핵심 정리
- 음계는 이름이 아니라 지판 모양으로 익힌다. 4도 조율이라 모양이 어디서나 같고, 모양 하나가 12개 조를 해결한다.
- 장음계 박스: 4번 줄 0·2·4, 3번 줄 −1·+1·+2, 2번 줄 0·+2(근음 기준 상대 프렛). 한 손 위치에서 전부 닿는다.
- 마이너 펜타토닉은 자연단음계에서 반음을 만드는 두 음(2도·♭6도)을 뺀 것이다. 반음이 없어 어떤 음을 집어도 크게 부딪히지 않는다.
- 블루스 스케일의 ♭5는 지나가는 음이다. 길게 끌면 틀린 음으로 들린다.
- 선법은 한두 음만 다르고 그 한두 음이 색을 정한다. 도리안은 장6도, 프리지안은 ♭2, 믹솔리디안은 ♭7.
- 베이스에서 선법은 "연주할 음계"가 아니라 경과음·어프로치로 무엇을 써도 되는가의 기준표다.
- 필은 짧고(1–2박), 위치는 구간의 끝, 도착점은 다음 1박의 근음. 쉬는 것도 필이다.
확인 퀴즈
마이너 펜타토닉이 자연단음계에서 빼는 두 음은?
도리안이 자연단음계와 다른 점은?
블루스 스케일의 ♭5를 베이스에서 쓰는 올바른 방법은?
베이스에서 선법 지식이 가장 직접적으로 쓰이는 곳은?
여덟 마디 구간의 베이스 필에 대해 옳은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