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라는 악기
베이스 기타는 기타를 크게 만든 물건처럼 보이지만, 크기의 차이가 아니라 과제의 차이에서 나온 모양입니다. 사람 귀가 가장 둔한 영역인 40–100 Hz에서 또렷한 음높이를 내려면 줄은 길고 무거워야 하고, 길고 무거운 줄은 더 세게 당겨야 하며, 세게 당긴 줄은 쉽게 휘지 않아 배음이 어긋납니다. 이 장에서는 베이스 각 부분의 이름과 역할을 익히고, 34인치라는 길이가 어디서 나왔는지 장력 계산으로 확인하고, 굵은 줄의 비조화성을 귀로 듣고, 마지막으로 밴드에서 베이스를 뺐다 넣었다 하며 이 악기가 맡은 일을 들어 봅니다.
- 헤드스톡·너트·넥·지판·프렛·픽업·브리지·새들의 이름과 역할을 말할 수 있다.
- 줄 번호 규칙(4번 줄 = 가장 굵은 저음 E, 1번 줄 = 가장 가는 G)과 개방현 음 이름·주파수를 안다.
- 로 길이·장력·선밀도의 관계를 설명하고, 줄 한 벌이 넥을 얼마나 당기는지 계산한다.
- 스케일 길이를 30·32·34·35인치로 바꿀 때 장력과 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안다.
- 굵은 줄의 비조화성이 무엇이고 왜 베이스에서 두드러지는지 듣고 설명한다.
- 4현·5현·6현의 음역 차이를 알고, 일렉 베이스와 업라이트의 소리가 왜 다른지 안다.
베이스의 해부도: 줄이 지나가는 길
베이스의 부분 이름은 줄 하나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외워집니다. 줄은 헤드스톡(Headstock)의 튜닝 머신(Tuning machine, 줄감개)에 감겨 출발해, 홈이 파인 작은 막대인 너트(Nut)를 넘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지판(Fretboard) 위를 지나, 몸통의 브리지(Bridge)에 얹힌 새들(Saddle)을 넘어 고정됩니다. 줄이 실제로 진동하는 구간은 너트에서 새들까지이고, 이 길이를 스케일 길이(Scale length)라고 부릅니다. 일렉 베이스의 표준은 34인치(864 mm)이고, 32인치(미디엄)·30인치(숏)·35인치(5현에 흔한 엑스트라 롱)도 쓰입니다.
기타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소리가 나오는 길입니다. 통기타는 줄의 진동이 새들을 통해 상판을 흔들고, 상판과 몸통 속 공기가 그 진동을 공기 중으로 밀어냅니다. 솔리드 바디 일렉 베이스의 몸통은 거의 울리지 않습니다. 대신 줄 밑에 놓인 픽업(Pickup)이 자석 둘레의 자기장을 강철 줄이 흔드는 것을 전압으로 바꿔 앰프로 보냅니다. 그래서 일렉 베이스에서 몸통 나무는 공명판이라기보다 줄의 에너지를 얼마나 빨리 가져가는가(서스테인)와 무게·균형을 정하는 부품에 가깝습니다.
줄 번호와 개방현
베이스의 줄 번호는 기타와 같은 규칙입니다. 가장 가는 고음 줄이 1번, 가장 굵은 저음 줄이 마지막 번호입니다. 4현 베이스의 표준 튜닝은 낮은 쪽부터 E₁ A₁ D₂ G₂이고, 줄 번호로는 4번 줄이 E, 1번 줄이 G입니다. 기타의 저음 네 줄(E A D G)과 음 이름이 같고 정확히 한 옥타브 아래입니다. 그래서 기타를 치던 사람은 지판 모양을 그대로 옮겨 쓸 수 있습니다.
| 줄 | 음 이름 | MIDI | 주파수 | 표준 굵기 | 기타와 비교 |
|---|---|---|---|---|---|
| 1번 (가장 가는) | G₂ | 43 | 98.0 Hz | .045″ | 기타 3번 줄 G₃의 한 옥타브 아래 |
| 2번 | D₂ | 38 | 73.4 Hz | .065″ | 기타 4번 줄 D₃의 한 옥타브 아래 |
| 3번 | A₁ | 33 | 55.0 Hz | .085″ | 기타 5번 줄 A₂의 한 옥타브 아래 |
| 4번 (가장 굵은) | E₁ | 28 | 41.2 Hz | .105″ | 기타 6번 줄 E₂의 한 옥타브 아래 |
헤드폰을 권합니다. 노트북이나 휴대폰 스피커는 보통 150–200 Hz 아래를 거의 내보내지 못합니다. 4번 줄 개방현 E(41 Hz)을 작은 스피커로 들으면 기본음은 사라지고 배음만 남는데, 신기하게도 음높이는 그대로 들립니다. 왜 그런지는 2장에서 다룹니다.
네 줄을 하나씩 들어 보기
왜 이렇게 길고 굵은가: 장력의 산수
양끝이 고정된 줄의 기본 주파수는 메르센 법칙(Mersenne's laws)으로 정해집니다.
이 식을 장력에 대해 풀면 가 됩니다. 여기서 베이스의 설계 문제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기타의 저음 E보다 한 옥타브 낮은 음(41.2 Hz)을 내려면 를 절반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방법은 세 가지뿐입니다.
- 길이 을 두 배로 — 648 mm의 두 배면 1296 mm. 팔이 닿지 않습니다.
- 장력 를 로 — 줄이 흐물흐물해져서 음높이가 불안정하고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 선밀도 를 네 배로 — 줄을 무겁게. 실제로 쓰이는 답입니다.
실제 베이스는 이 셋을 섞어서 씁니다. 길이는 기타의 648 mm에서 864 mm로 1.33배만 늘리고(이 정도가 팔이 닿는 한계), 모자란 몫은 줄을 무겁게 만들어 채웁니다. 그래서 베이스 E 줄의 선밀도는 기타 E 줄의 약 여섯 배입니다. 줄을 무겁게 만드는 방법은 와운드(Wound), 즉 가는 심선 위에 굵은 철사를 촘촘히 감는 것입니다. 통짜 굵은 철사를 쓰지 않는 이유는 다음 절에서 다룰 강성 때문입니다.
왜 하필 34인치인가. 레오 펜더가 1951년 프리시전 베이스를 만들 때 고른 34″는 물리적 최적값이라기보다 타협점입니다. 더 길면 장력과 음정 안정성은 좋아지지만 1프렛까지 손이 닿지 않고, 더 짧으면 줄이 물러져 음높이가 흔들립니다. 5현 베이스에서 35″가 흔한 이유도 같습니다. 저음 B(30.9 Hz)를 같은 34″에서 내려면 줄이 너무 물러지는데, 1인치만 늘려도 이라 장력이 약 6% 올라가 B 줄이 훨씬 또렷해집니다.
줄 한 벌이 넥을 당기는 힘
연습법 · 넥 상태 보기. 줄 한 벌이 넥을 70–90 kgf로 당깁니다. 1프렛과 마지막 프렛을 동시에 누르고 7–9프렛 근처에서 줄과 프렛 사이 틈을 보세요. 종이 한 장(0.1–0.3 mm) 정도면 정상, 틈이 전혀 없거나 1 mm 넘게 벌어지면 트러스 로드 조정이 필요합니다. 계절이 바뀌면 다시 보세요.
굵은 줄의 배신: 비조화성
이상적인 줄은 휘지 않고 장력만으로 복원력을 얻습니다. 그런 줄의 배음은 정확히 정수배입니다(). 그런데 실제 줄은 굵을수록 잘 휘지 않습니다. 줄을 구부리는 데 드는 추가 복원력은 짧은 파장(높은 배음)일수록 크게 작용하므로, 높은 배음일수록 예상보다 높은 주파수로 울립니다. 이것을 비조화성(Inharmonicity)이라고 하고, 다음 식으로 근사합니다.
에 비례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줄을 통짜로 굵게 만들면 는 로 늘지만 강성은 로 늘어, 음은 내려가는 대신 배음이 엉망이 됩니다. 와운드 줄은 이 문제를 피하는 영리한 해법입니다. 가는 심선이 강성을 결정하고(작은 ), 감은 철사가 질량을 더해 주므로( 증가), 무게는 얻고 강성은 피합니다.
그래도 베이스는 기타보다 비조화성이 큽니다. 그 결과가 실제로 귀에 들리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낮은 음일수록 음높이가 약간 모호하게 들립니다. 둘째, 12프렛 하모닉스로 맞춘 튜닝과 실제로 눌러서 친 음이 미세하게 어긋나는데, 이것이 인토네이션 조정이 필요한 이유의 절반입니다(나머지 절반은 줄을 누를 때 생기는 장력 증가입니다).
배음이 얼마나 밀려 올라가는가
음역: 4현·5현·6현
4현 베이스의 음역은 개방 E₁(41.2 Hz)에서 20프렛 G₄? 아닙니다 — 1번 줄 G₂의 20프렛은 D₄(293.7 Hz)입니다. 즉 약 2옥타브 반으로, 피아노로 치면 가장 왼쪽 건반 근처부터 가온다(C₄) 조금 위까지입니다. 이 좁아 보이는 음역이 밴드에서는 거의 독점 구역입니다. 기타의 최저음 E₂(82.4 Hz)보다 한 옥타브 아래가 통째로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
줄을 더하면 음역이 넓어지는데, 넓히는 방향이 두 갈래입니다.
- 5현 (B E A D G) — 아래로 넓힙니다. 저음 B₀는 30.87 Hz. 모던 록·메탈·가스펠·R&B에서 표준에 가깝습니다. 아래로 5반음이 늘어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이득은 손을 옮기지 않고 낮은 음을 짚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예: 4현에서 1프렛 F를 치려면 1포지션으로 내려가야 하지만, 5현이면 B 줄 6프렛으로 제자리에서 해결됩니다).
- 6현 (B E A D G C) — 위아래로 모두. 솔로·코드 연주·재즈에 쓰입니다. 줄 간격이 좁아져 뮤팅이 훨씬 어려워집니다.
음역 비교: 베이스·기타·피아노
일렉 베이스와 업라이트, 그리고 음색
같은 음역을 맡는 악기지만 소리를 만드는 방식이 다릅니다.
| 일렉 베이스 | 업라이트(더블 베이스) | |
|---|---|---|
| 스케일 길이 | 약 864 mm (34″) | 약 1050 mm (41″) |
| 프렛 | 있음(보통). 프렛리스도 흔함 | 없음 — 음정을 귀와 손이 만든다 |
| 소리를 내는 길 | 픽업 → 앰프 | 줄 → 브리지 → 상판 → 몸통 속 공기 |
| 어택 | 빠르고 또렷함(핑거·피크·슬랩) | 느리고 둥글다. 손가락 살이 넓게 닿는다 |
| 감쇠 | 길다(서스테인 수 초) | 짧다. 음이 금방 사그라든다 |
| 전형적 쓰임 | 록·펑크·팝·R&B | 재즈·클래식·로커빌리 |
일렉 베이스 안에서도 음색 차이의 대부분은 세 가지에서 나옵니다. (1) 오른손이 어떻게 줄을 떠나게 하는가 — 손가락 살은 부드럽게, 피크는 날카롭게, 엄지 슬랩은 줄을 프렛에 때려 금속성 잡음을 더합니다. (2) 어디를 뜯는가 — 브리지 쪽은 얇고 단단하게, 넥 쪽은 굵고 둥글게. 이유는 13장의 빗살 필터로 설명합니다. (3) 줄의 종류 — 라운드와운드는 표면이 거칠어 고역이 살아 있고, 플랫와운드는 표면이 매끈해 고역이 눌린 "둥둥" 소리가 납니다.
같은 음, 다른 주법
밴드에서 베이스가 하는 일
베이스는 혼자 들을 때와 밴드에서 들을 때가 가장 다른 악기입니다. 솔로로 들으면 둔탁한 저음이지만, 빠지는 순간 음악 전체가 공중에 뜹니다. 베이스가 동시에 맡는 일은 세 가지입니다.
- 화성의 바닥 — 어떤 음을 가장 낮은 자리에 두느냐가 화음의 성격을 정합니다. 같은 C·E·G라도 베이스가 C를 치면 안정된 C 화음이고, E를 치면 흔들리는 1전위(C/E), G를 치면 다음으로 가고 싶어 하는 2전위(C/G)가 됩니다.
- 리듬의 척추 — 베이스는 킥 드럼과 같은 시간 격자를 공유합니다. 둘이 같은 칸에 있으면 단단하고, 일부러 어긋나면 밀고 당기는 느낌이 생깁니다(10장).
- 음역의 자리 정리 — 기타·건반·보컬이 쓰는 영역을 비워 두고 아래를 맡음으로써 믹스에 자리가 생깁니다.
베이스를 뺐다 넣었다
연습법 · 첫 자세. 서서 칠 때는 스트랩을 조절해 앉았을 때와 같은 높이에 베이스가 오게 하세요. 둘이 다르면 손 모양을 두 벌 익히게 됩니다. 왼손 엄지는 넥 뒤 가운데, 손가락 관절은 세워서 손끝으로 누릅니다. 오른손은 검지·중지 끝을 줄에 얹고 손바닥 옆이나 엄지를 쉬는 줄에 대어 뮤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3장에서 다룹니다.
핵심 정리
- 줄이 진동하는 구간은 너트에서 새들까지이고, 이 길이가 스케일 길이다. 일렉 베이스의 표준은 34″(864 mm).
- 4현 표준 튜닝은 낮은 줄부터 E₁ A₁ D₂ G₂(41.2 / 55.0 / 73.4 / 98.0 Hz)로, 기타의 저음 네 줄과 음 이름이 같고 한 옥타브 아래다. 가장 가는 줄이 1번이다.
- . 기타보다 한 옥타브 낮은 음을 내기 위해 베이스는 길이를 1.33배 늘리고 나머지는 줄의 무게()로 채웠다. 줄 한 벌의 장력 합계는 70–90 kgf다.
- 굵은 줄은 강성 때문에 배음이 정수배보다 높아진다(비조화성, , ). 와운드 줄은 가는 심선으로 강성을 낮추고 감은 철사로 질량만 더해 이 문제를 피한다.
- 4현의 음역은 약 2옥타브 반. 5현은 아래로(B₀ 30.9 Hz), 6현은 위아래로 넓히며, 진짜 이득은 음역보다 손을 덜 움직여도 된다는 점이다.
- 일렉 베이스의 소리는 몸통이 아니라 픽업이 만든다. 음색의 대부분은 어떻게 뜯는가 · 어디를 뜯는가 · 어떤 줄인가에서 나온다.
- 밴드에서 베이스는 화성의 바닥(어떤 음이 가장 아래 있는가), 리듬의 척추(킥과의 관계), 음역의 자리 정리를 동시에 맡는다.
확인 퀴즈
4현 베이스의 3번 줄 개방현은 어떤 음인가?
같은 줄, 같은 음높이를 유지한 채 스케일 길이만 34″에서 30″로 줄이면 장력은?
베이스 줄을 와운드(심선에 철사를 감는 방식)로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건반이 C·E·G를 치고 있을 때 베이스가 E를 치면 들리는 화음은?
작은 노트북 스피커로 베이스의 개방 E(41 Hz)를 들어도 음높이를 알아들을 수 있는 이유는?